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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살짝 긴 리뷰

[세계의 끝 여자 친구 - 김연수] 이야기가 있고 읽는 재미가 있다.

by 가리봉맨 2011.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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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 여자친구세계의 끝 여자친구 - 8점
김연수 지음/문학동네

  대학교에 다닐 무렵 유행처럼 하루키에 빠져 있던 친구들이 있었다. 청춘, 공허함, 성에 대한 직설적인 묘사 등이 하루키 소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김연수라는 작가를 알고부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김연수가 있는데 굳이 하루키를 읽을 필요가 있을까?

  기술서나 전문서적이 아닌 이상 소설을 비롯한 문학 작품은 작가가 살고 있는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무리 하루키를 열심히 읽고 또 읽어도 일본 사람이 아닌 이상 그 느낌과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100% 이해할 수는 없다. 내가 특별히 애국자라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람들이 김연수 같은 작가는 알지 못하면서 괜히 겉 멋에 일본 소설들을 읽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쯤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이 책은 작가가 2005년 봄부터 2009년 여름까지 쓴 아홉 편의 단편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세계의 끝 여자친구'는 그 중 세 번째로 실린 작품이다. 각각의 작품에는 다양한 배경과 이야기를 간직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10대 소녀의 가족 휴가 이야기, 영화 감독을 꿈꾸다 택시기사 된 남자의 이야기, 상처를 품고 섬마을에 들어 온 미스테리한 중년 남자의 이야기 등 소소하면서도 '읽는 재미'가 있는 작품들이 꽉 차 있다. 이 책에 대한 작품평이나 리뷰들을 보면 인생에 대한 고민, 삶의 의미 운운하며 심각하게 분석을 해 놓은 글들이 많다. 그만큼 김연수님의 작품은 좀 어렵다는 평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누군가 나에게 이 책에 대해 묻는다면 이 책만큼은 그냥 재밌게 읽으라고 말해 주고 싶다.

http://bongman.tistory.com2011-10-08T05:56:50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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