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대기업 전산실 개발자 출신이며 현재는 교육 관련 중소기업의 CEO다. 이 책은 저자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해서 지금은 어느 정도 결실을 이뤘다는 내용의 전형적인 자서전이다.  평이한 내용이지만 중간중간 감동적인 에피소드들이 있어 지겹지는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억지로 교훈을 주려는 듯한 인상을 받아서 불편한 느낌도 있었다.


  대부분의 성공한 기업가들이 그렇겠지만 지은이도 다른 어떤 가치보다 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야근은 기본이고 일정이 빠듯할 때 밤샘 정도는 당연하다는 것이다. 책의 부제부터가 "일이 먼저다. 꿈은 그 다음이다. 닥치고 일을 해보자."이지 않은가.

  나는 이에 대해 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습관적인 야근은 비정상적인 것이다. 물론 프로젝트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주 정도 하는 야근은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야근이 몇 달씩 지속된다면 그것은 팀의 일정 관리가 잘못됐거나 개발자 개인의 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일정이 잘못 됐다면 다시 합리적인 일정을 세워야 하고, 개인이 무능력하다면 징계를 받아야 한다.

  합리적인 일정 및 근무시간이 보장될 때 개발자는 즐겁게 일할 수 있고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다.  또한 창의적인 사고도 가능해진다. 최근 블로그나 SNS 등을 통해 북미의 유명IT업체들의 근무환경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이들 업체들은 출퇴근 시간이 상당히 유연할 뿐만 아니라 야근도 거의 없다고 한다. 불가피하게 야근을 하게 돼도 그보다 많은 시간을 휴가로 보상받는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최고의 결과물을 내고 있으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덧붙여서 책 내용 중 좀 충격적인 내용이 있어서 하나 소개한다. 저자의 회사는 직원을 뽑을 때 이런이런 사람을 뽑지 말아야 한다고 정해 놓은 항목들이 있다고 한다. 그 중 하나가 지원자 아버지의 직업이다. 아버지가 자유직에 종사하면 지각도 잦고 단체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공무원인 경우가 가장 좋다고 한다. 사실 이 정도면 거의 소송감이다. 요즘에는 본인의 출신 대학이나 나이도 이력서에서 빠지는 추세다. 그런데 아버지의 직업으로 지원자의 당락을 결정하고, 이런 사실을 자랑스럽게 책에 써놓았다는 사실이 경악스러웠다.


  리뷰를 쓰다 보니 너무 비판적인 내용만 이야기한 것 같다. 내 가치관과 일치하지 않는 내용들이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무난한 자서전이다.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거나 자신의 커리어에 스토리를 만들고 나아가 브랜화해야 한다는 등 공감되는 내용도 많다. 현재 개발자이고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이 한 번 정도 읽어보면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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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리봉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