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단에 선정돼서 책을 받아본 다음 날부터 오늘까지 배탈이 나서 고생 중이다. 지금은 죽 집에서 주문한 죽을 기다리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이렇게 컨디션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딱 4일 만에 책을 다 읽었다. 나는 걸어서 (또는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기 때문에 그 시간에 책을 읽을 수 없다. 또 퇴근하면 미취학 아동 둘이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독서를 하는데 있어 악조건임에도 불구하고 4일만에 책을 다 읽은 것이다! 그만큼 재밌다는 말도 되지만 아무 생각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말도 된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책 내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다 읽은 지 하루 지났다고 줄거리나 등장인물 이름이 가물가물해서 그런 건 절대 아니다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고 했던가). 그래도 간단히 얘기하자면 이 소설은 살인을 소재로 한 스릴러 장르에 속한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픽쳐'와 분위기가 상당히 흡사하다. 물론 줄거리는 완전히 다르다. 주변 환경에 대한 자세한 묘사라던가 주인공이 범죄 사실을 감추기 위해 다양한 알리바이를 꾸미는 것 등이 비슷하다. 후자는 대부분의 스릴러가 다 그럴 수도 있겠다. 그렇다. 사실 제대로 읽어 본 스릴러 소설이 몇 권 안 된다. 내가 겁이 좀 많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주 배경인 케네윅이라는 곳이 실제 있는 곳인지 궁금하다. 귀차니즘으로 아직 검색은 안 해봤다. 실제 있는 곳이라면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설 속에서 매우 아름답게 묘사된다. 바닷가 산책길은 물론이고 호텔과 호텔의 바에도 한번 가보고 싶다. 바에서 주인공이 마신 샘 라이트를 마시고 싶다. 끝에서 불빛이 나오는 연장 이름 같지만 바에서 주문 한거니까 술이겠지?

이 소설에는 직유법이 유난히 많이 쓰였다. 예를 들어 "3루에서 태어난 주제에 자기가 3루타를 쳤다고 생각하는 인간들"이라는 부분. 역시 미국은 야구의 나라인가, 금수저를 이렇게 표현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피식 웃었다. 쓰고 나니 직유인지 은유인지 헷갈린다. 또, "자동차 세일즈맨이 좌석 시트를 천연 가죽으로 할 필요는 없다고 솔직히 말하면서도 비싼 네비게이션은 어떻게든 팔려고 하는 것처럼"이라는 문장도 있다. 얼마 전에 차를 사며 비슷한 경험을 했다. 100% 동감한다. 하지만 난 그 세일즈맨이 사기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틀란과 지니 중에 고심 끝에 결정한 아틀란의 성능에 정말 만족한다. 딱 한 번 산속 막다른 길로 안내한 적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블럭버스터 영화는 아무 이유없이 때리고 부순다. TV 예능 프로는 맥락없이 그냥 웃긴다. 소설이라고 이러지 말란 법이 어디 있겠는가. 오래간만에 짧은 시간에 끝페이지를 넘기며 책을 덮는 경험을 했다. 중간에 책갈피를 꽂아 놓은 채 책장에 쌓아 놓은 책들을 보며 은근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이 책은 그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줬다. 고맙다. 작가의 다음 책이 기대되고 꼭 사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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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2015년)에 읽은 스물 세권의 책. 언젠가부터 연말이면 지난 1년간 읽은 책들을 돌아보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내 관심사가 무엇이었고 무슨 생각을 했으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돌아보는 데에 이보다 좋은 방법은 없는 것 같다. 


1월 : 2 book(s)

완벽한 이론

    2014-12-23 ~ 2015-01-07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2015-01-17 ~ 2015-01-20


나의 2015년은 물리학(상대성 이론)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됐다. 아마 그 즈음에 영화 인터스텔라를 봤던 것 같다. '완벽학 이론'은 아인슈타인의 생을 중심으로 상대성 이론의 탄생과 발전을 다룬 책이다. 구체적인 이론을 다루기보다는 TV 다큐멘타리를 보는 느낌의 구성이어서 그다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깊이 면에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다음으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영국 작가 줄리언 반스의 최신작으로 몇 번의 반전이 인상적인 소설이었다. 무엇보다 인간의 기억이라는 것이 얼마나 불확실하고 왜곡돼기 쉬운 것인지 이 소설을 통해 확실히 알게 됐다. 너무 늦게 알게된 작가지만 앞으로 신간이 나오면 사서 볼 작가가 한 명 늘어서 기쁘다.


2월 : 2 book(s)

뜨거운 한입

    2014-12-22 ~ 2015-02-13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 세계 편

    2015-02-19 ~ 2015-02-26


'뜨거운 한입'은 주방장(평소 셰프보다는 주방장으로 불러주는 것이 편하다고 여러 번 밝혔다) 겸 작가 박찬일의 산문집이다. 그의 글은 군더기 없고 감칠맛 난다. 이 책에도 음식과 사람 사는 이야기가 곁들여진 감칠맛 나는 글이 실려있다. 올해는 TV 예능에 요리, 먹방이 대세였다. 덕분에 박찬일 주방장이 수요미식회 등을 비롯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참 반가웠다. 일명 지대넓얕,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 세계 편'은 베스트셀러에 하도 오래 머물길래 궁금해서 한 번 사본 책이다. 큰 기대없이 봤고 큰 실망도 없었다.


3월 : 2 book(s)

설국

    2015-02-13 ~ 2015-03-04

무진기행

    2015-03-05 ~ 2015-03-26


이 두 권의 책과 함께 한 3월은 참 행복했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설국은 이 역대급(별로 좋아하지 않는 단어지만 이 단어 외에 적당한 단어를 못 찾겠다) 첫 문장으로 유명한 일본소설이다. 지금은 좀 시들해졌지만 한 때 눈이 키만큼 쌓여서 고립돼보는게 로망이었을 정도로 나는 겨울과 눈을 좋아한다. 아마 김연수 작가도 비슷한 로망을 이야기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가 이 소설에 대해 말했던 문장으로 내 감상평을 대신 한다. "눈 내렸고, 여자와 잡은 손 놓았고, 불구경까지 했으니까 뭘 더 바랄까". 다음으로 무진기행은 김승옥 소설집의 표제작이다. 부끄럽지만 알라딘 책베게 이벤트 때문에 알게 된 작품이다. 설국과 완전히 다른 소재와 이야기지만 그 감성과 느낌이 왠지 통하는 데가 있다. 아니나 다를까 김승옥은 혹시 무진기행을 쓸 때 설국의 영향을 받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에 대한 그의 답은 그 질문을 듣기 전까지 설국을 읽지 않았었다고 했단다. 아무튼 이 두 책을 읽는 내내 설국의 눈에 덮힌 풍경, 안개 낀 무진의 풍경이 생생히 그려지는 행복한 경험을 했다.


4월 : 3 book(s)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2015-03-27 ~ 2015-04-02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2015-01-11 ~ 2015-04-02

프로이트, 구스타프 말러를 만나다

    2015-04-03 ~ 2015-04-22


꾸준히 성실히 신작을 내주는 작가 하루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하루키 소설에 많이 나오는 스타일의 주인공이 등장하며 가벼운 반전이 곁들여진 꽤 재밌는 소설이다. 주인공은 친구는 없지만 만나는 여자는 있는 독신남이다. 한 때 나는 친구가 없거나 몇 명 없으면 결함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남자를 여자들이 싫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잘 맞지 않는 친구들과의 관계를 억지로 이어가려 노력했었다. 그리고 여자를 대할 때도 적극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하루키를 비롯한 일본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그냥 사람마다 살아가는 방식이 다를 뿐이고 친구가 없는 것이 더 편한 사람도 있다. 그리고 내가 그 쪽에 더 가까운 사람이라는 것도 인정하게 됐다. 이것을 더 예전에 깨달았다면 오히려 삶(특히 연애)이 더 풍요로워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성실한 작가 하루키가 앞으로도 좋은 소설과 에세이를 많이 써 주기를..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은 팟캐스트 '빨간책방'의 두 진행자 이동진, 김중혁이 팟캐스트에서 다룬 소설들에 대해 쓴 책이다. 팟캐스트만큼이나 책도 재밌다. 미처 방송에서 얘기하지 못한 부분들도 덧붙여져 있다. 2015년에 산 책들의 상당수가 '빨간책방'에 소개된 책인만큼 이 팟캐스트가 내 독서 생활에 미친 영향은 상당하다. 내년에 이 책의 후속편이 나왔으면 좋겠다. '프로이트, 구스타프 말러를 만나다'는 1월에 읽은 '완벽한 이론'과 비슷한 구성의 책이다. 분야가 물리학이 아닌 심리학이라는 점만 다르다. 프로이트 이전, 프로이트, 프로이트 이후의 심리학계 주요 인물과 역사를 다루고 있다. 딱히 기억나는 인상적인 부분은 없지만 재밌게 읽었던 것 같다.


5월 : 1 book(s)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2015-04-11 ~ 2015-05-02


책을 소설과 비소설로 나눈다면 소설 분야에서 제일 좋아하는 작가는 김연수, 비소설 분야에서는 유시민이다. 그 정도로 유시민 작가의 책은 빼놓지 않고 사서 읽고 있다. 이 책도 그의 이전 책들과 같이 쉽지 않은 내용이지만 쉽게 읽힌다.


6월 : 1 book(s)

대성당 (양장)

    2015-01-24 ~ 2015-06-04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집이다. 대성당은 표제작인데 이 작품도 물론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었지만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이라는 단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가 아이가 둘 있는 아빠라서 그런지 너무나 갑작스럽게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아이를 잃은 부모의 고통이 너무나 생생하게 전달돼서 읽는 내내 마음이 쓰렸다. 그리고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진심이 담긴 위로의 힘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됐다. 세월호 1주기 즈음에 읽은 작품이라 그런지 정부의 성의없는 대응과 형식적인 위로가 이 소설 위에 겹쳐졌다. 글로나마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피해자 부모님들께 진심을 담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7월 : 2 book(s)

딸에게 주는 레시피

    2015-06-16 ~ 2015-07-07

공허한 십자가

    2015-07-08 ~ 2015-07-11


'딸에게 주는 레시피'는 좋아하는 소설가 중 한 명인 공지영이 간단한 요리를 소재로 쓴 산문집이다. 간단한 레시피의 요리들을 소개하는데 정말 간단해서 몇몇 요리는 직접 만들어보기도 했다. 특히 '꿀바나나'라는 요리를 만들어서 큰 아이에게 줘봤는데 반응은 별로 좋지 않았다. 나는 맛있게 잘 먹었다. 무더운 여름에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읽은 책이었다. '공허한 십자가'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으로 공교롭게도 레이먼드 카버의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과 비슷한 소재를 다룬다. 살인에 의해 가까운 사람을 잃고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평소 사형 제도를 반대하는 입장이었는데 이 소설을 통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됐다. 보지는 못 했지만 영화 '밀양'에서 아이를 살해한 살인마가 피해자 부모에게 주님께 죄를 용서를 받았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고 한다. 최근 박근혜 정부와 아베 정부는 피해 당사자들을 배제한 위안부 합의를 했다. 이 모든 상황에서 가슴이 답답해지는 이유는 명확하다. 피해 당사자가 용서하지 않은 가해자를 누가 대신 용서할 수 있다는 말인가.


다 끝내고 자려 했는데 벌써 새해 첫날 새벽 세 시다. 8월 이후에 읽은 소설들에 대한 이야기는 2편에 이어서 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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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강의 Cocos2d-x 게임 프로그래밍열혈강의 Cocos2d-x 게임 프로그래밍 - 10점
함동기 지음/이한디지털리(프리렉)

Cocos2d-x 게임 프로그래밍이라는 주제로 책을 썼습니다. 그동안 블로그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 연재했던 내용을 기본으로 했지만 새로 쓴 부분이 훨씬 많습니다. 대상 독자는 학생 및 초중급 개발자입니다. Cocos2d-x의 기본 개념부터 시작해서 퍼즐 게임과 횡스크롤 액션 게임을 만드는 것까지 다뤘습니다. 중간중간 깨알같은 팁도 많이 있습니다.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http://bongman.tistory.com2014-01-25T22:43:53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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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리봉맨

  "많은 사람들이 리눅스를 언급할 때 "자유"를 말한다. 하지만 실제 많은 사람들이 자유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진정한 자유란 자신의 컴퓨터가 무엇을 할지에 대해 결정할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컴퓨터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자유란 비밀이 전혀 없는 컴퓨터 그 자체다. 사용자가 관심을 갖고 알아내고자 한다면, 무엇이든 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유다." - 저자 서문 중에서


  저자 서문 내용이 참 멋지다. 리눅스 하면 자연스럽게 '자유'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하지만 구체적이고 않고 막연한 느낌이거나 공짜와 같은 뜻으로 이해하기 쉽다. 저자는 서문에서 리눅스에서 말하는 자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리눅스에서 자유란 자신의 컴퓨터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고 그것을 아무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GUI 환경이 아닌 커맨드라인 환경을 이용해야만 한다. 파워유저, 특히 프로그래머에게 이보다 더 강력한 학습 동기가 어디 있겠는가.


  제목에 커맨드라인이 들어가면서 다소 거리감이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책은 어떤 리눅스 입문서보다도 더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는 진정한 의미의 입문서다. 초반에는 '쉘이란 무엇인가'부터 시작해서 ls, cd, cp 등 기본적인 명령어를 다룬다. 그리고 단계적으로 시스템 환경 설정, VI 편집기 다루는 법, 패키지 관리 등의 내용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소스 컴파일, 쉘 스크립트 작성 등 파워유저로 넘어가기 위한 지식을 알려준다. 그리고 단순히 지식을 나열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그것이 어떻게 동작하고 유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리눅스 커맨드라인 완벽 입문서"는 자신의 컴퓨터로부터 진정한 자유를 얻기를 원하는 파워유저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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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는 더 이상 단순히 특화된 그래픽스 프로세서가 아니다. 그것들은 고성능 계산 엔진이다. 그리고 소위 이종 플랫폼이라고 일컬어지는 CPU와 GPU를 조합한 플랫폼은 표준적인 컴퓨팅 구성 요소를 진정 다시 정의하고 있다." - 서문 中에서


최근 컴퓨터에 근본적인 변화가 찾아왔는데 기존에는 단순한 성능 자체가 혁신의 주요 요소였다. 하지만 이제는 성능 만큼이나 전력 효율성이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1의 성능을 내는 싱글코어보다 1/2의 성능을 내는 두 개의 코어로 이뤄진 듀얼코어가 전력효율성이 더 높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멀티코어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인 것이다. 그런데 이 코어들이 같은 종류인 것보다 각각의 기능에 특화된 코어들로 이루어진 이종일 때 전력효율이 더 좋다고 한다. 그 이유는 책에서 직접 확인해 보기 바란다.


이렇게 특화된 칩으로 이루어진 다수의 코어를 매니코어라고 한다. 저자는 앞으로 하드웨어의 추세는 이종 매니코어 플랫폼의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나도 100% 동의하는 바이다.


OpenCL은 산업계 표준으로 CPU와 GPU등 여러 프로세서들이 조합된 시스템을 프로그래밍하기 위한 표준 프레임워크다. OpenGL로 유명한 크로노스 그룹이 OpenCL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제조사, 컴퓨터 시스템 설계 회사,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조사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OpenCL은 그 명세만 거의 400페이지에 이른다고 하는데 이 책은 그 중 중요한 것들을 추려내서 잘 정리해 놓은 느낌이다. 책 내용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첫번째 파트는 OpenCL 명세를 기술한다. 첫번째 파트의 첫 장은 OpenCL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다음 장부터는 일명 HelloWorld를 찍는 것부터 시작해서 실제 코드를 통해 OpenCL을 배우게 된다.  


두번째 파트에서는 OpenCL을 적용할 수 있는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미지 히스토그램, Sobel 경계선 검출 필터, Dijkstra의 단일소스 최단경로 그래프 알고리즘, Bullet 물리 SDK의 옷 시뮬레이션, 고속 푸리에 변환(FFT)으로 Ocean 시뮬레이션하기, Optical Flow, PyOpenCL로 OpenCL 사용하기, OpenCL로 행렬곱셉하기, 희소 행렬-벡터 곱셈 등의 사례를 다루고 있다. 


솔직히 평소 OpenCL이라는 용어를 얼핏 들어보기는 했지만 개념조차도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이종 플랫폼, 매니코어, 그리고 OpenCL의 개념이 어느 정도 정리됐고,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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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대기업 전산실 개발자 출신이며 현재는 교육 관련 중소기업의 CEO다. 이 책은 저자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해서 지금은 어느 정도 결실을 이뤘다는 내용의 전형적인 자서전이다.  평이한 내용이지만 중간중간 감동적인 에피소드들이 있어 지겹지는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억지로 교훈을 주려는 듯한 인상을 받아서 불편한 느낌도 있었다.


  대부분의 성공한 기업가들이 그렇겠지만 지은이도 다른 어떤 가치보다 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야근은 기본이고 일정이 빠듯할 때 밤샘 정도는 당연하다는 것이다. 책의 부제부터가 "일이 먼저다. 꿈은 그 다음이다. 닥치고 일을 해보자."이지 않은가.

  나는 이에 대해 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습관적인 야근은 비정상적인 것이다. 물론 프로젝트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주 정도 하는 야근은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야근이 몇 달씩 지속된다면 그것은 팀의 일정 관리가 잘못됐거나 개발자 개인의 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일정이 잘못 됐다면 다시 합리적인 일정을 세워야 하고, 개인이 무능력하다면 징계를 받아야 한다.

  합리적인 일정 및 근무시간이 보장될 때 개발자는 즐겁게 일할 수 있고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다.  또한 창의적인 사고도 가능해진다. 최근 블로그나 SNS 등을 통해 북미의 유명IT업체들의 근무환경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이들 업체들은 출퇴근 시간이 상당히 유연할 뿐만 아니라 야근도 거의 없다고 한다. 불가피하게 야근을 하게 돼도 그보다 많은 시간을 휴가로 보상받는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최고의 결과물을 내고 있으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덧붙여서 책 내용 중 좀 충격적인 내용이 있어서 하나 소개한다. 저자의 회사는 직원을 뽑을 때 이런이런 사람을 뽑지 말아야 한다고 정해 놓은 항목들이 있다고 한다. 그 중 하나가 지원자 아버지의 직업이다. 아버지가 자유직에 종사하면 지각도 잦고 단체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공무원인 경우가 가장 좋다고 한다. 사실 이 정도면 거의 소송감이다. 요즘에는 본인의 출신 대학이나 나이도 이력서에서 빠지는 추세다. 그런데 아버지의 직업으로 지원자의 당락을 결정하고, 이런 사실을 자랑스럽게 책에 써놓았다는 사실이 경악스러웠다.


  리뷰를 쓰다 보니 너무 비판적인 내용만 이야기한 것 같다. 내 가치관과 일치하지 않는 내용들이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무난한 자서전이다.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거나 자신의 커리어에 스토리를 만들고 나아가 브랜화해야 한다는 등 공감되는 내용도 많다. 현재 개발자이고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이 한 번 정도 읽어보면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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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리봉맨

  요즘 iOS 개발자 커뮤니티를 보면  "프로그래밍을 해 본 적이 없는데  뭐부터 공부해야 하나요?"라는 질문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실력자들보다는 초보자들의 수가 많은 것이 개발 커뮤니티의 특성이다. 따라서 이런 질문 글은 조회 수가 높고 논란도 많은 인기 게시물이 된다. 하지만 질문도 비슷하고 답변도 거의 대동소이하다. 

  답변 글들은 대강 두 종류로 나뉜다. 먼저 예제 위주로 되어 있는 책을 보고 일단 따라 하라고 하는 글이다. 다른 한 종류는 시간을 갖고 제대로 공부하려면 일단 C를 중심으로 프로그래밍 전반적인 내용을 공부하고 그 다음 오브젝티브-C를 본 뒤에 iOS 앱 개발을 시작하라고 하는 답변이다. 두 가지 방법 모두 일리가 있는 얘기다. 


  하지만 첫번째 방법으로는 '제대로' 돌아가는 앱을 만들기는 힘들다. 또, 예제와 다르게 응용을 해서 새로운 앱을 만들려는 순간에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두번째 방법대로 차근차근 스텝을 밟아가는 것이 '제대로'로 된 앱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빨리 결과물을 내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인내심이 요구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 책은 두 번째 방법의 속도를 높여주는 책이다. 이 책 한 권으로 위에서 얘기한 프로그램밍 전반에 대한 내용, C언어, 오브젝티브-C, 간단한 iOS 응용프로그램 개발까지 맛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프로그래밍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사람에게 최적이다. 그렇다고 기존 개발자들이 볼 필요가 없는 책이라는 것은 아니다. 나도 직업  개발자이지만 항상 기초가 부족함을 느끼곤 한다. 이 책을 통해 기초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독자가 프로그래밍 경험이 전혀 없는 문외한이라면 이 책을 첫페이지부터 차근차근 읽어 나가면 된다. 반면 프로그래밍 전반에 대한 지식이 있는 독자라면 Part2까지는 건너 뛰고 Part3부터 읽어도 될 것이다. Part3부터 비로소 오브젝티브-C 및 iOS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나름 적지 않은 오브젝티브-C, iOS 앱 관련 책들을 읽어봤지만 이 책만큼 꼭 필요한 내용만 뽑아내서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은 본 적이 없다.


  지은이 아론 힐리가스는 애플, NeXT에서 20여 년간 오브젝티브-C, 코코아, iOS를 '개발'했다. 지금은 그 경험들을 바탕으로 프로그래밍 교육을 하고 있다. 의심할 여지없이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이다. 지은이를 믿고 선택한 책인데 역시나 그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iOS 앱 개발을 시작하거나 기초가 부족해 힘들어 하는 개발자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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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마의 마지막 정리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 10점
사이먼 싱 지음, 박병철 옮김/영림카디널

  2012년 새해 들어 읽은 첫 책이었는데 최고의 선택이었다. 이 책 덕분에 올 한 해도 좋은 책들을 읽으며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란 "n이 3보다 크거나 같을 때, X의 n제곱 + Y의 n제곱 = Z의 n제곱을 만족시키는 정수해는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간단한 내용이다. 하지만 이 간단한 정리가 앤드류 와일즈에 의해 증명되는 데에 300여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 책은 정수론을 중심으로 수학의 방대한 역사와 수많은 천재 수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처음 이 책의 제목만 봤을 때는 페르마와 앤드류 와일즈의 삶에 대한 국한된 내용만을 다뤘을 것이라 짐작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멀게는 피타고라스부터 가깝게는 앤드류 와일즈까지 수학의 역사에 대한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수학이라는 소재를 다룬 책인만큼 자칫 지루하거나 어려울 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중간중간 역사 속 천재 수학자들의 삶과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을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있어서 마치 줄거리가 탄탄한 소설을 읽듯이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나는 프로그래머라는 직업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수학을 가까이 할 수 밖에 없다. 적절한 수학 지식을 프로그램에 적용해서 문제를 해결할 때마다 짜릿한 쾌감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가끔씩 어디에 쓰는지 알 수 없는 수학 공식을 볼 때 마다 답답함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 그 응용 여부를 떠나서 수학은 수학 자체로 너무나 재미있고 신비로운 학문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

http://bongman.tistory.com2012-01-16T04:59:00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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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 여자친구세계의 끝 여자친구 - 8점
김연수 지음/문학동네

  대학교에 다닐 무렵 유행처럼 하루키에 빠져 있던 친구들이 있었다. 청춘, 공허함, 성에 대한 직설적인 묘사 등이 하루키 소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김연수라는 작가를 알고부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김연수가 있는데 굳이 하루키를 읽을 필요가 있을까?

  기술서나 전문서적이 아닌 이상 소설을 비롯한 문학 작품은 작가가 살고 있는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무리 하루키를 열심히 읽고 또 읽어도 일본 사람이 아닌 이상 그 느낌과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100% 이해할 수는 없다. 내가 특별히 애국자라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람들이 김연수 같은 작가는 알지 못하면서 괜히 겉 멋에 일본 소설들을 읽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쯤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이 책은 작가가 2005년 봄부터 2009년 여름까지 쓴 아홉 편의 단편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세계의 끝 여자친구'는 그 중 세 번째로 실린 작품이다. 각각의 작품에는 다양한 배경과 이야기를 간직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10대 소녀의 가족 휴가 이야기, 영화 감독을 꿈꾸다 택시기사 된 남자의 이야기, 상처를 품고 섬마을에 들어 온 미스테리한 중년 남자의 이야기 등 소소하면서도 '읽는 재미'가 있는 작품들이 꽉 차 있다. 이 책에 대한 작품평이나 리뷰들을 보면 인생에 대한 고민, 삶의 의미 운운하며 심각하게 분석을 해 놓은 글들이 많다. 그만큼 김연수님의 작품은 좀 어렵다는 평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누군가 나에게 이 책에 대해 묻는다면 이 책만큼은 그냥 재밌게 읽으라고 말해 주고 싶다.

http://bongman.tistory.com2011-10-08T05:56:50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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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리봉맨
스마트워크스마트워크 - 10점
김국현 지음/한빛미디어


  평소 김국현님의 글을 여러 경로를 통해 자주 접하고 있다. 생물학과 전산학을 전공한 특이한 이력만큼이나 그의 글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들을 적절히 버무려 놓아서 재밌고 신선하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IT 동네에서 요즘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 '스마트워크'에 대한 책이다. 스마트폰은 스마트폰이나 클라우드 등 최신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방식의 일하는 방법을 말한다. 자칫 잘못 생각하면 이동 중이나 집, 심지어 휴가지에서도 일하는 워커홀릭이 되라는 말로 오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마트워크를 통해서 우리는 근태에 얽매이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된다.

  여러 가지 실천 방법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 나는 아웃룩(메일 클라이언트)의 몇 가지 기능들을 사용하게 됐고 큰 만족을 얻고 있다. 바로 처리할 수 없지만 해야 할 일을 따로 메모장에 적지 않고 이메일에 간단히 적은 뒤에 ctrl-s를 누른다. 그러면 그 메일은 발송되지 않고 임시저장된다. 물론 임시저장 메일함에 할 일의 갯수가 항상 나타나게 된다. 이렇게 해 놓으면 그 일에 대해서는 완전히 잊어버릴 수 있다.
  또, 에버노트를 적극적, 습관적으로 쓰게 됐다. 전에는 이런 노트 앱을 쓸 때 먼저 분류(카테고리)를 만드는 일과 어느 정도 글이 쌓였을 때 글들을 다시 분류하는 일이 스트레스였다. 하지만 이제는 분류 같은 것은 특별히 생각하지 않고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무조건 스마트폰을 꺼내서 에버노트에 적는다. 워낙 검색 기능이 강력하기 때문에 굳이 분류를 신경쓸 필요가 없다. 그리고 나중에 좀 더 정리할 필요가 있는 글들은 모아서 블로그에 다시 쓰고 있다.

  쏟아지는 최첨단 IT 기기들이 분명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적절히 잘 사용한다면 인간에게 제2의 뇌가 되어주고 일에 있어 진정한 자유를 줄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적극 동의한다.

http://bongman.tistory.com2011-08-13T13:28:02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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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리봉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