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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20 겨울, 경주] 황남관 한옥호텔

by 가리봉맨 2020.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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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를 맞이하야 경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2박3일 일정이었고 두 곳의 숙소를 이용했다. 첫날 묵었던 숙소에 대해 먼저 쓴다. 공식 홈페이지의 정식 명칭은 황남관 한옥마을이다.

http://hanokvillage.co.kr/

 

황남관

With history 천년고도 '경주'의 아름다움 진한 한국의 향과 멋이 있는곳 '황남관'

hanokvillage.co.kr

하지만 네이버 지도 사이트와 내가 예약한 여기어때 앱에 등록된 이름은 "황남관 한옥호텔"이다. 한옥과 호텔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붙은 이름만큼이나 실로 오묘한 곳이었다. 

건물 외관이다. 주차장은 꽤 여유 있는 편이다. 건물 앞쪽과 왼쪽 길 건너편에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다. 우리 일행이 안으로 들어가자 데스크에 앉아 있던 직원이 일어나서 무표정하게 외운 듯한 매뉴얼을 읊은 뒤, 우리를 객실로 안내했다. 직원들은 대부분 나이가 어려 보였다. 대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것 같다. 온돌3인 객실을 예약했고, 한 명에 대한 추가 비용 1만원을 지불했다.

http://hanokvillage.co.kr/?c=3/29

 

황남관 - 온돌3인

 

hanokvillage.co.kr

객실 내부 사진이다. 천장과 종이를 바른 문, 가구 등에서 한옥 느낌이 물씬 났다. 잘 때 문틈 사이로 찬 바람이 솔솔 들어왔다. 대신 자체 난방이라 온도를 최대로 올리고 등을 지지듯이 하고 잤다.

위 사진의 왼쪽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래와 같은 화장실이 나온다. 욕조는 없다. 샤워기가 있는데 공간이 비좁고 애매해서 세면대 앞에서 샤워를 했다. 뜨거운 물은 잘 나왔다.

이 숙소는 객실보다는 건물 외관과 잘 꾸며진 마당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투호와 널뛰기 등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게 해 놨다. 아이들이 아주 좋아했다. 투호는 나도 재밌게 플레이했다.

사진 찍을 때는 전혀 몰랐고 이 글을 쓰면서 발견했는데 둘째 아이가 연못 난간에 위험하게 서 있다. 수심은 얕아 보였지만 혹시 빠졌다면 타박상을 입거나 감기에 걸렸을 것이다.

체크아웃 직전에 불쾌한 일이 있었다. 마당 한켠에 한복체험공간이라는 곳이 있었다. 벽에 붙은 안내문을 읽어보니 비치된 한복을 자유롭게 입어볼 수 있고, 사진 한 장을 무료로 인화해 준다고 했다. 마침 최근에 찍은 가족사진이 없는데 잘 됐다 싶었다. 데스크에는 책임자로 보이는 나이 지긋한 직원과 대학생으로 보이는 직원이 나란히 앉아있었다. 사진 촬영 및 인화를 요청했는데 인쇄 장치가 고장 나서 인화가 안 된단다. 약간 어이가 없었지만 그럼 사진이라도 찍어달라고 했더니 원래 따로 찍어드리는 것이 아니라며 알아서 찍으시란다. 울컥했지만 가족사진을 찍으려 하니 오셔서 좀 찍어달라고 정중하게 다시 요청드렸다. 그제야 알았단다. 한복을 다 입은 다음 돌아오겠다고 말하고 다시 체험 공간으로 갔다. 애들 옷을 먼저 입히고 우리 부부도 옷을 입으려다 영 내키지 않아서 애들 사진만 찍어주고 말았다. 아마도 직원분들이 비가 와서 기분이 울적했거나 그냥 좀 피곤하셨나 보다. 아니면 안내문을 붙여 놓긴 했지만 진짜 사진 인화 요청을 하는 사람은 어쩌면 처음이라 당황하셨을 수도 있다.

조식도 있다. 다른 블로그를 보니 맛이 괜찮다고 한다. 먹어보진 않았다.

이 숙소의 최대 강점은 위치다. 요즘 핫한 황리단길에 접해 있으면서 꽤 넓은 주차공간이 있다는 점은 위에서 언급한 몇 가지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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