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프로TV로 유명한 page2에서 제공하는 '사경인의 실전투자 아카데미'라는 강의를 들었다. 기존 강의는 기본편(12시간), 실전편(12시간), 완성편(12시간) 세 편으로 구성돼 있었다. 내가 구매한 강의는 리마스터 버전으로 각 편을 둘로 나눠 편 당 시간은 반으로 줄고 개수는 여섯 개 편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각 편에 보너스 강의가 하나씩 추가됐다.
일단 기본1편, 기본2편만 결제해서 들었다. 이 포스트는 기본1편의 강의 후기다. 기본1편은 아래와 같이 3개의 영상으로 구성돼 있다.
1강. 재무제표는 주식투자에 도움이 되는가? (재무제표와 주식투자)
2강. 돈을 잃지 마라!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재무제표를 통한 리스크관리)
3강. 금융자산마저 할인해서 파는 회사들 (자산가치평가와 안전마진)
의식의 흐름에 따라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적어보려 한다. 본격적인 강의 시작 전에 프롤로그에서 언급된 증여 관련 팁이 기억에 남는다. 미성년자 자녀에게는 2천만원까지 증여세를 내지 않고 증여가 가능하다. 그런데 딱 2천만원을 증여하면 안 되고 2천1백만원 정도를 증여한 뒤, 100만원에 대한 증여세 9만원을 내는 것이 깔끔하다. 나중에 투자로 2천만원이 크게 불어난다면 얼마를 증여했는지 소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당장 2천만원을 증여할 여유는 없지만 잘 알아둬야겠다.
투자와 트레이딩은 다른데 둘을 구분하지 않으면 마치 라면에 초콜릿을 섞은 꼴이 된다고. 그리고 이 강의는 투자자를 위한 강의다. 사실 회계사들도 투자할 때 재무제표를 잘 보지 않는다고 한다. 강사님 본인도 초창기에 마통 5,000만원을 끌어다 OO방직이라는 풍력주에 투자했다 반 토막이 난 적이 있다고 했다. 물론 재무제표는 보지 않았다고. 그만큼 호구가 많기 때문에 재무제표를 보고 투자하는 소수의 투자자들이 성공할 확률이 높은 것이라고 이해했다.
보통 재무제표를 본다고 하면 매출과 수익이 나온 손익계산서를 먼저 보는데 순서가 잘못된 것이다. 재무상태표(舊 대차대조표)를 통해 기업이 자금을 어떻게 조달했는지, 그 돈으로 어디에 투자했는지 확인하고 그 결과로 나타난 매출과 이익을 손익계산서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손익계산서는 결과일 뿐이다. 재무제표가 단순히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로 나뉜다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이제 순서에 따른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휴온스'라는 기업의 사례를 통해 감가상각방법에는 정률법과 정액법이 있다는 것도 배웠다. 정률법을 사용하면 설비 투자를 한 첫 해에 감가상각비가 크게 잡힌다.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당기순이익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설비 가동률만 정상적이라면 그다음 해부터는 오히려 매출과 순이익이 확 튀어 오른다. 현대차를 통해 공시이벤트를 분석하는 방법도 살짝 맛보기로 언급됐다. 본격적인 내용은 실전편이나 완성편의 커리큘럼에 포함된 것 같다.
현대차의 지배구조는 위의 그림과 같이 머리가 핑핑 돌 정도로 복잡하다. 자회사 중 어느 회사에 투자를 할지는 정의선을 따라다니면 된다는 것이 핵심인데 강사님이 내린 결론은 현대건설이었다. 재밌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대건설에 투자했는데 생뚱맞게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테마주로 묶여 급등해버렸다고 한다. 이렇듯 괜찮은 기업을 싸게 사놓고 손실을 안 보면 뜻하지 않은 시점에 가격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중에 읽어보려고 위 그림이 포함된 기사의 링크를 남겨 놓는다.
www.motorgraph.com/news/articleView.html?idxno=26525
여기까지가 첫 번째 영상인 "재무제표는 주식투자에 도움이 되는가? (재무제표와 주식투자)"의 내용이다. 답정너이지만 확실히 도움이 된다는 데에 100% 동의한다. 두 번째 영상의 제목은 "돈을 잃지 마라!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재무제표를 통한 리스크관리)"이다. 강사님이 지인에게 '아큐픽스'라는 종목을 추천받았는데 재무제표를 보자마자 바로 던지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해당 종목이 관리종목 및 상폐 사유 중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 관련 항목에 포함될 위험이 컸기 때문이다. 띄어쓰기도 안 돼 있고 이게 우리나라 말이 맞나 싶은데 뜻을 알고 나면 그리 복잡하진 않다.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란 말 그대로 법인세 비용을 제외한 모든 비용을 차감한 순이익을 뜻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표와 같다.
참고로 국내증권시장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기준 중 재무와 관련된 네 가지 요건은 아래와 같다.
최근 4사업연도 영업손실에 항목을 설명하면서 '자연과환경'이라는 기업이 사례로 소개됐다. 이 기업은 3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하다 4년 차에 영업이익 1억원을 기록했다. 단, 감사보고서에 외부감사인의 감사가 종료되기 전이라는 단서가 달렸다. 이런 경우 억지로 영업이익은 '만들어' 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어찌어찌 위기를 넘긴다 해도 곧 다른 문제가 터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4년마다 한 번씩 이익을 내는 기업을 일명 올림픽 기업이라고 한다. 아마 강사님이 만들어 낸 말인 것 같은데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강의를 듣기 전에 투자했다 겨우 빠져나왔던 '코나아이'라는 종목이 딱 이 경우였기 때문이다. 강사님은 투자하는 종목의 모든 공시를 다 챙겨볼 수는 없겠지만 관리종목이나 상폐를 피하려면 Dart에서 '감사보고서 제출' 공시만은 꼭 챙겨봐야 한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사람들은 이런 위험이 있는 종목은 회계사나 증권사 직원이 알려줘야 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제기하지만 이미 감사보고서 제출 공시에 상세하고 친절하게 기재돼 있다. 너무 중요해서 다시 한번 쓴다. '감사보고서 제출' 공시는 꼭 확인하자!
세 번째이자 마지막 영상의 제목은 "3강. 금융자산마저 할인해서 파는 회사들 (자산가치평가와 안전마진)"이다. 좋은 회사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시총 순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우, 현대차, 네이버 등을 사면 된다. 읭? 중요한 것은 좋은 회사를 싸게 사는 것이다. 싸게 사기 위해서는 가격과 가치를 비교해야 한다. 가격은 이미 알고 있고, 가치는 Earning, Book Value, Cash flow, Sales 등인데 이미 재무제표에 나오는 숫자다. 관련해서 괜찮은 주식 책과 사이트가 소개됐다.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책'이라는 제목의 얇은 책이다. 이 책이 주장하는 바는 아주 단순한데 자본수익률(ROE)로 좋은 회사를 골라내고, 다시 이익수익률(PER)로 싼 회사를 골라내는 것이다. 얼마 전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다가 다 못 읽고 반납했는데 사서 다시 읽어봐야겠다. 셀프 펀드라는 사이트도 소개됐는데 책에 소개된 마법공식으로 종목을 골라내는 기능을 유료로 제공하는 사이트다.
기업가치 평가방법은 크게 절대가치와 상대가치에 따라 분류되는데 절대가치가 이론적 우수성이 높다고 한다. 강사님의 책, '재무제표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 마라'에서도 본 표다.
이어서 '텔코웨어'라는 기업의 사례를 통해 기업의 최소가치를 파악하는 방법에 대해 배웠다. 이 기업은 강사님이 펀드에 투자했다 반 토막이 나서 울고 있던 여자친구(지금의 배우자)에게 추천해 줘서 결혼에 골인시켜 준 고마운 기업이라고 한다. 기업의 최소가치는 현금과 단기투자자산을 합한 금액이다. 시가총액이 이 금액보다 싸다면 최소가치보다도 싸게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즉, 회사가 들고 있는 금융 자산보다 싼 회사를 찾아야 한다. 텔코웨어가 이런 종목이었는데 지금 또 찾을 수 있을까? 2015년 9월 17일 한국경제 기사에 방법이 소개됐다. ROE 15% 이상, 부채비율 30% 미만, PBR 1배 미만인 종목을 찾아서 사면 된다는 것이다. 성장성은 좋은데 저평가된 기업을 골라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업은 소위 '이상한 기업'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를 가치 함정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추가로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게 뭔지는 다음 강의인 기본2편에서 알려준다고 한다. 결제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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