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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살짝 긴 리뷰

[책 리뷰]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2 - 로버트 기요사키

by 가리봉맨 2019.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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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리뷰를 아직 못 썼지만 2권 리뷰를 먼저 쓴다. 1권을 큰 기대 없이 도서관에서 빌려봤는데 충격을 받았다. 2권은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사서 읽었다. 1,2권을 모두 읽은 느낌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 책은 요 근래 몇 년간 쏟아지고 있는 재테크 서적들의 할아버지, 조상, 시조새라는 것이다. 얼마 전 읽은 한 재테크 서적에 "경제적 자유"라는 말이 나왔다. 단 두 단어 안에 재테크의 목적을 모두 담은, 그러면서도 참신한 표현이라 생각해서 감탄했다. 그런데 수십 년 전에 나온 이 책에 이미 "경제적 자유"라는 말이 나온다. 1권이 처음 나왔을 때 나는 학생이었다. 당연히 재테크에 관심이 없었다. 다소 자극적이고 세속적(?)인 제목 탓에 이 책을 일부러 멀리한 기억이 있다. 역사나 개인의 과거에 있어 '만약'처럼 부질없는 단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 내가 이 책을 읽었다면 지금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사뭇 궁금하다.

1권이 재테크에 대한 동기 부여에 초점을 뒀다면 2권은 현금흐름 사분면이라는 이론 하에 좀 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내용을 다룬다. 현금흐름 사분면이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이 돈을 버는 방식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눈 것이다.

E는 employee(봉급생활자), S는 self-employed(자영업자 또는 전문직 종사자), B는 big business(사업가, 직원 500명 이상), I는 investor(투자가)다. 우리 대부분은 E, 끽해야 S에 속해 있는데, 사분면의 오른쪽인 B나 I로 넘어가야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재테크 서적들은 사분면에서 주로 투자(I) 부분만 다룬다. 그런데 이 책은 투자(I)만큼이나 사업(B)을 비중 있게 다룬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그래서 나는 먼저 B에 자리를 잡은 후 그 다음에 I 사분면의 영역으로 향하라고 충고한다. 
사업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능숙해지면 풍족한 현금흐름을 얻게 되고, 사업과 관련된 지식은 당신을 보다 똑똑한 투자가로 만들어 줄 것이다.

여기서 사업은 자영업이나 중소기업이 아닌 500인 이상의 큰 사업체를 의미한다. 자영업은 B 사분면이 아니라 S 사분면이다. 그리고 그 사업체는 자신이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출근하지 않아도) 알아서 돌아가고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경제적 자유"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주변 사람 중에 떠오르는 사람은 있다. 그 사람은 나를 모르겠지만 제주행 비행기에서 몇 번 마주쳤다. 그 정도는 돼야 B 사분면에서 경제적 자유를 이룬 것인데.. 쉽지 않은 일이다.

저자는 젊은 시절, 부자 아빠의 조언에 따라 제록스에서 영업사원으로 잠시 일했다. 나중에 사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였다. 일을 즐기거나 자아실현을 위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에게 직장 생활은 장차 사업을 하기 위한 거친 과정일 뿐이었다. 그러고 보니 최근 리뷰를 쓴 책(아래 링크 참조)의 저자도 같은 생각을 한 것 같다.

 

[책 리뷰]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 박정준

"평균 근속 1년 아마존에서 12년 일한 한국인이 깨달은 일과 삶을 설계하는 법". 한 직장을 12년이나 다녔다는 사실만으로 한국인 종특이니 뭐니 하며 비난하는 트윗을 봤다. 그 트윗은 엄청난 수의 리트윗과 하..

bongman.tistory.com

그는 아마존에서의 12년은 도제의 시간이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현재 사업을 하고 있다. 1인 기업이기 때문에 현금흐름 사분면의 왼쪽에 위치한 S일 뿐이지만 말이다. 아직 다 읽지 못했지만 "실리콘밸리를 그리다"를 쓴 다섯 명의 저자들은 조금 생각이 조금 다른 것 같다. 그들은 회사에서 진정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경제적 자유"를 거의 이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돈을 받고 있다. 비록 현금흐름 사분면의 E에 속해 있지만 B나 I가 부럽지 않은 것이다 (물론 그들은 I에도 발을 담그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경우는 부자 아빠 시리즈의 저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저자는 어느 사분면에서나 부자가 되거나 가난해 질 수 있고 꼭 사분면의 오른쪽에 이동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극명히 대비되는 두 아버지의 삶은 독자에게 사분면의 오른쪽으로 가야만 한다고 강력하게 이야기한다. 책을 막 덮었을 때는 완전히 설득 당해서 내일 바로 사분면의 오른쪽으로 가야 할 것만 같았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 이렇게 리뷰를 쓰다보니 서두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조만간 책을 처음부터 다시 한번 읽어보려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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