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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부/지역 탐방

[임장 후기] 문래동 철공소 거리, 남구로·대림 일대 (1편)

by 가리봉맨 2020.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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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 철공소 거리를 시작으로 남구로대림의 재래시장과 주택가 골목을 다녀왔다. 이번에도 수강 중인 부동산 강의의 과제 수행이 목적이었다. 지난번 서초구 반포동 임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생활수준이 높은 곳에 가서 충격과 자극을 받고 오라는 의도의 과제였다. 이번 과제의 목표는 정반대인 곳에 가서 다른 의미의 충격과 자극을 받고 오는 것이었다.

2호선 문래역 1번 출구에서 같은 조원 분을 만났다. 지난주 반포동 임장에 이어 또 비가 왔다.

뒤를 돌아보니 꽤 규모가 큰 공원이 있었는데 지도 앱에서 찾아보니 '문래근린공원'이었다. 잠시 공원 정자에 앉아 출발 전에 임장 코스를 정리했다. 문래 철공소 거리를 먼저 보고, 남구로역으로 이동해서 대림의 골목길과 재래시장들을 보기로 했다. 자리를 떠나려고 하는데 어르신 한 분이 박정희 대통령 동상이 어디 있는지 아냐고 길을 물으셨다. 저희도 초행길이라 잘 모른다 말씀드렸다. 뒤돌아서며 혹시나 해서 검색을 해봤는데 찾지 못했다. 지금 후기를 쓰며 다시 검색해봤다. 이 공원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흉상이 있고, 5·16 군사정변 때 참모들과 작전회의를 했던 일명 '박정희 벙커'라 알려진 지하공간이 남아있다고 한다.

http://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34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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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신문] 박정희 전 대통령 흉상이 드디어 주인을 찾았다. 서울 영등포구청의 소유권이 법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이제 박 전 대통령 흉상 철거 민원은 영등포구청에 넣으면 된다. 이전까지 영�

ilyo.co.kr

이 기사를 보니 그제야 뉴스에서 여러 차례 봤던 기억이 났다. 문래근린공원은 한가로운 분위기와는 달리 근대사의 모진 풍파를 겪은 치열한 곳이었다. 소신을 용감한 행동으로 옮긴 최황 작가님께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낸다.

문래 철공소 거리 내부의 모습이다. 이제는 지방에서도 보기 힘든 좁은 골목길이다. 길바닥이나 건물 외벽이 낡고 오래된 느낌은 있지만 관리가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른 시간이고 비도 와서 그런지 인적은 거의 없었다.

잠시 철공소 거리를 빠져나와서 주위를 둘러봤다. 오래된 아파트가 철공소 거리 내 주택보다 오히려 관리가 안 된 느낌이다. 플래카드를 자세히 보니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것 같다. 이 아파트의 이름은 '남성아파트'로 1983년 11월에 준공된 구축이다. 20평, 24평, 30평 세 개 평형의 2개 동 390세대가 살고 있다. 세대 수가 가장 많은 24평의 네이버 매물 최저가가 6억 5천만 원이다. 재건축 이슈 때문인지 서울 상승장 때 다 같이 오른 것인지 건물 외관에 비해 꽤나 높은 가격이다.

출처: 네이버 부동산, 시세/실거래가

아파트 시세 검색을 마치고 다시 철공소 골목으로 돌아갔다.

쇠퇴한 공단의 모습을 상상했는데 의외로 크고 작은 철공소들이 이른 아침부터 바삐 돌아가고 있었다.

사진에는 일하는 분들의 사진이 많이 보이지 않지만 주말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활기찬 모습이었다. 사람이 없나 하고 슬쩍 가게 내부를 들여다볼 때마다 안에 계신 분들과 눈이 마주쳐서 민망했다. 사실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뒤쳐진 사람들의 좌절감과 무기력함을 볼 줄 알았다. 하지만 그분들의 표정에서는 여유로움과 기술자 특유의 강인함 같은 것이 느껴졌다. 과제의 의도와는 조금 멀어진 느낌이다. 다만 이분들이 다들 쉬는 주말까지 가족과 함께 보내거나 쉬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철공소 사이사이에 이런 이색적인 식당이나 공방이 있었다.  쇳가루 날리는 철공소 옆에 이런 가게들이 있으리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최근에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대학로나 홍대에서 쫓겨 난 상인이나 예술가들이 문래동에 많이 들어왔다고 한다.

올드문래라는 수제 맥주펍이다. 골목 여기저기에 예쁜 가게들이 많았는데 그중 가장 돋보였다. 각양각색의 꽃들과 초록초록한 식물들 때문인지 사막처럼 삭막한 철공소 거리의 오아시스처럼 느껴졌다. 건물도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일제시대에 지어진 목조건물을 수리해서 그대로 쓰고 있다고 한다.

아래 영상은 올드문래를 중심으로 철공소 거리를 취재한 뉴스 영상이다. 코로나가 닥치기 전, 작년 10월 즈음의 모습인데 꽤나 활기차 보인다.

https://www.youtube.com/watch?v=pRQSInLR43E

오전 11시가 좀 넘으니 데이트하는 연인이나 출사 나온 사람들이 골목 여기저기에서 눈에 띄었다. 나중에 좋은 사람들과 다시 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철공소 거리 임장을 마쳤다. 다시 문래역으로 돌아와 지하철을 타고 다음 목적지인 남구로역으로 이동했다. 남구로와 대림의 재래시장과 주택가 골목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이어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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