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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부/지역 탐방

[임장 후기] 문래동 철공소 거리, 남구로·대림 일대 (2편)

by 가리봉맨 2020.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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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7 - [부동산 공부/지역 탐방] - [임장 후기] 문래동 철공소 거리, 남구로·대림 일대 (1편)

 

[임장 후기] 문래동 철공소 거리, 남구로·대림 일대 (1편)

문래동 철공소 거리를 시작으로 남구로와 대림의 재래시장과 주택가 골목을 다녀왔다. 이번에도 수강 중인 부동산 강의의 과제 수행이 목적이었다. 지난번 서초구 반포동 임장은 우리나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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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 철공소 거리에 이어 남구로·대림 임장 후기를 쓴다. 행정 구역 상으로는 가리봉·대림 임장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것 같다. 아무튼 해당 지역의 재래시장과 주택가 골목길을 주로 둘러봤다.

7호선 남구로역 2번 출구 앞 풍경이다. 중국어 간판과 색색의 연등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연등도 중국 동포들이 달아놓았나 했는데 생각해보니 부처님오신날 행사가 연기됐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났다.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318/100218636/1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 5월 30일로 한 달 연기

올해 부처님오신날(4월 30일) 봉축 법요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한 달 늦춰진 5월 30일 치러진다. 대한불교조계종은 18일 오후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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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1년에 한 번 있는 가장 큰 행사를 미룬 불교계의 결정에 경의를 표한다. 잠시 이야기가 딴 데로 샜는데 잠시 남구로역 주변을 둘러보다가 주택가 골목길로 들어섰다.

이런 느낌이다. 같이 간 조원 분은 조금 음산하고 무섭다고 했는데 나는 친숙하고 정겹기까지 했다. 어린 시절을 보낸 인천 주택가와 어딘가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진에 담지 못했지만 머리를 짧게 깎고 담배를 피우고 있는 동네 주민을 마주쳤을 땐 나도 모르게 눈을 내리깔았다. 그 정도였다. 여기까지는 그냥 평범한 주택가 골목길 같았다.

조금 더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니 분위기가 달라졌다. 말로만 듣던 쪽방촌이 나왔다. 허름한 단독주택에 방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방문에 번호가 적혀있었다.

건물 외부에서 본 모습이다. 1층 창문에는 쇠창살이 설치돼 있었다. 보기만 해도 갇혀 있는 듯한 느낌에 가슴이 답답했다. 무거운 마음으로 다음 목적지인 가리봉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래전에 다녔던 첫 회사가 가산디지털단지에 있었다. 있었다는 말이 좀 이상한데 나는 퇴사했지만 그 회사는 아직 건재하다. 회사 동료들과 종종 가리봉시장 근처로 술 마시러 갔던 기억이 어렴풋이 있다. 내 기억 속의 가리봉시장은 상당히 지저분하고 낙후된 이미지다. 그런데 이번에 가 본 가리봉시장은 내 기억과는 완전히 다른 곳이었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2617446619378168&mediaCodeNo=257

 

[동네방네]서울 구로구, 가리봉시장 새단장 완료

서울 구로구가 가리봉시장 새단장을 완료했다. 구로구는 가리봉동 가리봉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을 통해 아케이드 설치 및 바닥 공사 등을 완료했다고 30일 밝혔다. 구로구 123-79번지 일대에 있는

www.edaily.co.kr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역시나 최근에 리모델링을 했다고 한다.

시장 내부는 물론이고 그 주변도 거리도 현대식으로 탈바꿈했다. 폐지 모으는 노인 분이 앞뒤로 들어오는 차에 막혀 오도 가도 못하고 있었다. 노인의 난감해하는 표정에서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는 가리봉과 적응하지 못하고 뒤쳐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읽었다.

가리봉시장을 나와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랐다. 잠시 숨을 돌리며 뒤돌아보니 시장 너머 가산디지털단지 지식산업센터 건물들이 보였다. 저 건물 어디쯤에 예전에 내가 다녔던 회사 사무실도 있을 것이다.

구로디지털단지역을 가로질러 대림 거리에 도착했다. 저녁 시간에 왔으면 좀 달랐을까? 거리는 한산했다. 대림중앙시장 입구엔 야생동물을 팔거나 먹지 말자는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한글 아래 (아마도) 같은 내용을 다시 써놓은 한자가 인상적이다. 행인들과 상인들 거의 대부분이 마스크를 단단히 잘 쓰고 있었다.

현대화된 건물과 거리와는 대조적으로 이색적인 음식들이 여기가 대림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잠시 임장이 목적이라는 사실을 잊고 길거리 음식도 사 먹으면서 쇼핑을 하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우리 동네 재래시장처럼 주차장 건물이 따로 있었다. 나중에 가족들과 꼭 한번 다시 와야겠다 다짐했다.

시장을 나와 대동초등학교 앞 다사랑어린이공원 벤치에서 잠시 다리를 쉬었다. 놀이터에는 조부모가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놀리고 있었다. 아마도 부모들은 모두 맞벌이를 하는 것 같다. 공원 한 켠에서는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카드게임을 하고 있었다. 역시나 모두 마스크를 철저히 착용하고 있었다. 알다시피 코로나는 애초에 우려했던 이런 곳이 아닌 종교 집단이나 이태원 클럽 같은 곳으로부터 퍼져나갔다. 잘못된 선입견이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대림의 양꼬치집에서 가리봉·대림 일대 임장 일정을 마무리했다. 오른쪽 사진은 나도 눈을 의심했는데 쪽파가 맞다. 사장님께 혹시 꼬치에 끼워 익혀 먹는 것이냐고 물어봤는데 장을 찍어 그냥 먹으라 하셨다. 뿌리 부분을 먹을 땐 너무 매워서 눈물이 찔끔 났다. 혹시 사장님이 우리를 골탕 먹이려고 내어 주신 것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https://blog.naver.com/bboso0202/221427673396

 

대림동양꼬치 백궁집에 다녀왔어요

대림동양꼬치 백궁집에 다녀왔어요~대림동양꼬치 "백궁"안녕하세요. 언제나 맛있는 소식을 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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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해보니 같은 가게는 아닌데 이렇게 쪽파를 같이 내어주는 양꼬치집이 또 있었다. 1편에서 밝혔다시피 이번 임장은 부동산 강의 과제 수행을 위한 것이었다. 지난번 서울 반포동 임장과 반대로 환경이 낙후된 곳에 가보고 어떤 자극을 받고 오라는 것이었다. 철가루 날리는 문래동 철공소 거리의 화려한 수제맥주펍, 가리봉 쪽방촌 옆 현대화된 재래시장 등에서 이질적인 느낌을 받았다. 그 속에서 빠르게 발전하는 주변 환경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여전히 예전 방식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비애를 봤다. 과제를 제대로 수행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부동산은 사람들의 삶이라는 강사님의 말씀이 어렴풋이 이해됐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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