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쫓지 않는 부자의 심리 - 사사키 유헤이 지음, 김수현 옮김/빌리버튼 |
트위터에서 어떤 트친이 추천했던 책으로 기억한다. SNS에 쓰는 시간을 줄여보고자 폰에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앱을 지웠다. 다 지우긴 아쉬워서 트위터만 남겨놨는데 트위터에 쓰는 시간이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SNS에 쓰는 시간은 줄어들지 않았다. 망했다. 그래도 트위터 덕에 이런 좋은 책을 알게 됐으니 시간 낭비만은 아니라고 소심하게 말해본다.
설 연휴 전날에 읽기 시작해서 연휴 첫날에 다 읽었다. B6(128*188mm) 사이즈 책, 너무 사랑스럽다. 패딩 주머니에 쏙 들어간다.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또 이동 중에 주머니에 책을 넣고 가서 수시로 꺼내 읽었다.
이 책의 핵심 단어를 하나만 꼽자면 참조점(reference point)다. 소득이 늘어나도 지출의 참조점을 유지해야 돈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이야기하는 값(value) 타입, 참조(reference) 타입의 그 참조인가 했는데 조금 다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해가 갈수록 연봉이 오르고 수입이 늘어나는데 자산은 늘어나지 않는다. 그 원인이 수입과 함께 지출의 참조점이 올라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너무 공감하는 것이 이직을 통해 연봉을 거의 배로 올린 경험이 있다. 금방 부자가 되거나 생활이 여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경제적으로 달라진 점이 거의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사치는 하지 않았지만 양가 부모님께 고정적인 용돈을 드리게 됐고, 외식 빈도가 늘어나는 등 지출의 참조점이 확 올라갔다.
저자는 수입에 상관없이 지출의 참조점을 그대로 유지해야 돈이 모인다고 주장한다. 그렇다고 평생 이렇게 팍팍하게 살라는 것은 아니다. 참조점을 유지해서 모은 돈으로 투자를 한다. 투자로 얻은 이익은 자유롭게 사용해도 된다. 이것을 매년 반복하다보면 총수입(연 수입 + 투자 이익금)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참조점을 고정해서 투자에 사용할 종잣돈을 모으고, 투자 이익금 중 일부는 자유롭게 사용하고 나머지는 다시 투자하는 일종의 시스템을 만들라고 한다.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투자로 돈을 잃지 않는 것이 핵심일 터인데 투자는 바르고 건실하게 운용하라고 한다. 이 대목에서 조금 맥이 빠졌다. 책 후반부에 뭔가 내용이 더 있을 것 같았는데 싸게 사서 비싸게 팔라는 원론적인 말이 반복된다. 그래도 건질만한 대목이 하나 있는데 투자를 할 때도 참조점의 원칙을 지키라는 것이다. 예시가 인상적이라 그대로 옮긴다.
'주식을 사자. 지금 주가가 100만 엔이니 O퍼센트 내려가면 손절해 손실을 억제하고, O퍼센트 오르면 매도해서 이익을 확정 짓자'
왜 지금 주가(100만 엔)을 기준점으로 삼는가? 아무 근거도 없다. 참조점을 그날의 주가가 아닌 닛케이평균주가 같은 장기간의 지표를 통해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지표로 미래를 예측하는 데에 한계는 있겠지만 참조점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나름 수긍된다. 나도 매입가 기준 위아래 몇 프로로 자동 매도를 걸어 놓고 주식 투자를 했던 적이 있다. 결과는 좋지 않았는데 이제 보니 바로 이 케이스였다.
이 책은 지출과 투자의 참조점을 지키면서 하나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까지를 다룬다. 투자 방법은 책 후반부에 주식 투자에 대해 가볍게 다룬다. 투자 방법 측면에서의 깊이가 아쉽다. 또, 부동산 장기 침체기에 접어든 일본의 사정은 이해하지만 다른 투자 방법을 전혀 다루지 않은 점이 아쉽다. 저자는 2014년 이후로 13권의 책을 썼다는데 다른 책에는 투자 방법에 대한 내용을 좀 더 깊고 다양하게 다루고 있지 않을까? 저자의 다른 책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끝.
성남시무지개도서관 책인데 판교도서관에서 상호 대차 신청해서 대여했다. 안물안궁? 진짜 끝.
'책 > 살짝 긴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리뷰]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 - 존 리 (0) | 2020.03.22 |
---|---|
[책 리뷰] 왜 주식인가? - 존 리 (1) | 2020.03.13 |
[책 리뷰] 미국 배당주 투자지도 - 서승용 (0) | 2020.01.15 |
[책 리뷰] 엄마, 주식 사주세요 - 존 리 (0) | 2020.01.04 |
[책 리뷰] 잘 살겠습니다 - 장류진 (0) | 2019.10.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