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살짝 긴 리뷰

[책 리뷰] 엄마, 주식 사주세요 - 존 리

by 가리봉맨 2020. 1. 4.
반응형
엄마, 주식 사주세요 - 10점
존 리 지음/한국경제신문

2008년 즈음인 것 같다. 만기가 얼마 안 남은 예금을 깨고 중국 펀드에 올인했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수익률에 하루도 기다릴 수가 없었다. 내가 들어가자마자 수익률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반토막이었다. 결혼 자금을 넣은 것이라 더 참지 못하고 환매했다. 그 후로 펀드나 주식은 쳐다보지도 않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에 용돈으로 넣은 적금이 만기가 돼서 소액으로 주식에 직접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손해는 보지 않았지만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다 보니 결국 제자리였다.

이 책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좋은 주식을 사서 오래 보유하라는 것이다. 오래가 정말 오래다. 저자는 30년 이상을 이야기한다. 굳이 팔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용돈벌이나 종잣돈 마련을 위해 단기간에 작은 수익이라도 좀 내보고 싶었는데 좀 아쉽다. 아직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주식은 하더라도 길게 보고 노후 대비용으로 해야겠다고 마음을 바꿨다. 오래 보유하라는 말은 알겠고 좋은 주식이란 뭘까?

그전에 퇴직연금은 주식에 투자하라는 충고가 인상적이어서 먼저 적는다.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이 있다. DB형은 운용의 성과와 관계없이 회사가 근로자에게 주는 퇴직급여액이 정해져 있다. 문제는 근로자가 운용하는 연금인 DC형이다. 우리 회사는 전사적으로 DC형을 채택해서 운용하고 있다. 저자는 주식 비중을 최대한 높여서 장기간 운용하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신기하게도 나는 이미 DC형, 그중에서도 주식 비중이 가장 높은 상품에 가입했다. 그런데 전략이나 투자 철학에 의한 것이 아니고 없어져도 그만인 돈이라는 생각으로 다소 도박 같은 선택을 한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주장이 맞다는 전제 하에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 같다. 실제 지금까지 수익률이 상당하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좋은 주식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골라야 할까? 저자는 주식을 사는 것을 회사의 일부분을 소유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업자의 마음으로 주식을 사고, 동업자의 마음으로 그 기업의 성장을 지켜보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런 마음으로 기업을 골라야 하는데, 이때 경영진 분석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저자가 대표로 있는 메리츠증권에서는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기업을 방문해서 경영진을 만난다고 한다. 이 부분은 개인이 하기 힘든 부분이고 경영진의 자사주 매매 상황을 보는 방법도 있다. 고점에서 경영진이 대규모 매도를 하거나 반대로 자사주를 꾸준히 사모으는지에 따라 경영진의 의지나 회사의 전망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 주식을 고르는 다음 방법은 기본적인 지표를 보는 방법이다. 주식을 하는 사람들은 이미 아는 내용일 듯하다. 하지만 나 같은 초보, 그리고 책을 덮고 나면 까맣게 잊을 내일의 나를 위해 간단히 정리해 보겠다.

  • EPS(Earning Per Share, 주당순이익)
    당기순이익을 발행주식 수로 나눈 것. 기업이 1년 동안 영업을 해서 벌어들인 돈이 1주당 얼마인가를 나타낸다. 당연히 높을수록 돈을 잘 번 것이다.
  • PER(Price Earnings Ratio, 주가수익비율)
    현재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것이다. 주가가 1만원인 기업의 주당순이익이 2,000원이라면 PER은 5가 된다. 대체로 낮을수록 좋다. 성장성이 높은 업종이라면 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게 형성되기도 한다.
  • PBR(Price on Book-value Ratio, 주가순자산비율)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것. 자산 가치 측면에서 판단하는 지표. PBR이 1이라면 현시점에서 현재가와 주당순자산이 같다는 뜻이다. 1보다 낮으면 저평가된 것이다.
  • ROE(Return On Equity, 자기자본비율)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것. 자본이 1,000만원이고 1년에 200만 이익을 냈다면 ROE는 20이다. 은행의 이자와 비슷한 개념. 높을수록 좋다. 최소한 시중금리보다 높아야 투자가치가 있다.
  • EV/EBITDA(에비타배수)
    시장가치를 세전영업이익으로 나눈 것.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나타낸다. PER을 보완하는 지표, 낮을수록 투자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는 의미. 따라서 낮을수록 좋다.

좋은 주식을 고르는 마지막 방법은 본인이 이해할 수 있는 업종에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워렌 버핏이 인터넷 열풍이 한참이던 때에 관련 기업에 투자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예로 들고 있다.

아쉽지만(?) 주식은 단기간에 성과를 보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투자 수단인 것 같다. 좋은 주식을 잘 골라서 노후 대비용으로 쭉 가지고 있어야겠다.

리디북스(리디셀렉트)로 읽었다.

끝.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