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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부/지역 탐방

[임장 후기] 서울 서초동, 서초 푸르지오 써밋

by 가리봉맨 2020.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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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4월25일 토요일), 강남역 근처 스칼라티움에서 팀 동료의 결혼식이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주말에도 내내 집에만 있었는데 오랜만에 바깥 외출을 했다.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아무튼 이래저래 좋았다.

한 시간쯤 일찍 도착해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혼자 느긋하게 식사를 시작했다. 특이하게 묵사발이 있었는데 쉽게 접할 수 없는 음식이라 반가웠고 맛도 좋았다. 육회는 양념이 자극적이지 않고 고기가 신선했다. 다른 음식들도 나쁘지 않았다. 임장을 하려면 많이 걸어야 한다는 핑계로 네 접시나 먹었다.

식이 끝나고 강남역으로 이동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무려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서초 푸르지오 써밋'이다.

http://naver.me/5k3arE6q 

 

네이버 지도

서초푸르지오써밋아파트

map.naver.com

2017년 6월에 준공된 신축 아파트로 907세대 총 7개 동이 모여있다. 공급면적 기준, 24평(80㎡)에서 48평(160)까지 다양한 평수로 이뤄져 있다. 오늘의 임장 목적지로 이 아파트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아래 사진과 같이 호갱노노 앱에서 강남역 근처, 20평대, 500세대 이상으로 검색했더니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강남역에서도 가깝지만 신현논역과 더 가깝다. 참고로 검색 결과 화면에 역삼역 방향으로는 대단지 아파트가 없었다. 아이폰 스톱워치를 켜고 강남역 10번 출구에서부터 걷기 시작했다.

쭉 걷다가 강남대로69길 표지판에서 왼쪽으로 꺾어 계속 걸었다.

서초 푸르지오 서밋 옆에 위치한 '롯데 캐슬 클래식' 단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강남역은 주로 저녁 약속이 있을 때 와봤기 때문에 번화가와 사무실 빌딩이 전부인 줄 알았다. 이런 대단지 아파트가 도보 5분 거리에 있을지는 전혀 예상 못했다.

많이 걸을 것을 예상하고 뷔페 음식을 네 접시나 먹었는데 조금 맥이 빠졌다. 내일 아침에 조깅이라도 해야겠다.

'롯데 캐슬 클래식' 단지 입구다. 목적지가 아니라서 딱히 할 말은 없다.

드디어 목적지인 서초 푸르지오 서밋이다. 사진으로 잘 나타나진 않지만 단지 입구가 위압적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거대하다. 롯데 캐슬 클래식도 마찬가지지만 왕복 4차로 서운로가 단지를 가로지른다. 그만큼 대단지라는 것이다. 서운로를 기준으로 서편에 있는 101동부터 105동까지가 1단지다. 동편에 201, 202 두 개 동으로 이뤄진 2단지가 있다. 아래 사진은 부동산에서 가져온 팸플릿에 나온 단지 지도다.

평형이 일부 동에 몰려있지 않고, 같은 동 내에 다양한 평수가 섞여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사진으로 담진 않았지만 신축답게 지상에 차가 다니지 않았다. 주민들이 개와 함께 산책하고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며 놀고 있었다. 배드민턴을 치는 가족도 있었는데 그날따라 바람이 세서 쉽지 않아 보였다. 그래도 마냥 즐거워 보였다.

단지 내 상가인 '삼호종합상가'의 모습이다. 부동산 책에서 많이 봤는데 이런 상가를 항아리 상권이라고 하는 것 같다.

상가 1층은 대부분 부동산이다. 용기를 내어 상가 안으로 들어갔다. 부동산 입구 앞에서 움찔대며 들어갈까 말까를 고민하기를 수 차례, 좀 한가해 보이는 부동산을 타깃으로 삼았다. 심호흡을 한번 하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아직 임장 초보인 내게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부동산 공부를 시작한 후, 부동산(중개소)에 들어간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0/02/29 - [부동산 공부/지역 탐방] - [탐방 후기] 인천 논현동, 논현지구 푸르내마을

 

[탐방 후기] 인천 논현동, 논현지구 푸르내마을

지난 2월 18일(화)에 다녀온 인천 논현동 아파트의 임장 후기다. 지난번 경매 후기의 속편쯤 되겠다. https://bongman.tistory.com/101 [경매 후기] 나의 첫 부동산 경매 체험기, 인천 아파트 제목에 "경매 후기"..

bongman.tistory.com

하지만 매수 의사(라고 쓰고 매수 능력이라고 읽는다)가 전혀 없는데 들어간 것은 처음이었다. 부동산 강의에서 배운 대로 "단지에 사는 친구네 놀러 왔다가 동네가 괜찮아 보여서 잠깐 들어왔다"라고 말하며 (자리를 권하지도 않으셨는데!)쇼파에 앉았다. 사장님은 조금 놀란 눈치였다. 제일 작은 평수(24평)에 관심이 있다고 말씀드리며 매물은 있는지 시세는 어떻게 되는지 요즘 거래는 활발한지 여쭤봤다. 코로나 때문에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은데 다주택자들이 6월까지 물건을 처분해야 해서 매물이 좀 있다고 하셨다. 종합부동산세가 6월 1일 기준이기 때문이다.

시세는 원래 20억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는데 최근 거의 18억까지 내려왔다고 하시며 지금이 매수 적기라고 하셨다. 미리 확인하고 간 네이버 매물 가격과 거의 일치했다. 네이버 매물에는 17억 9천도 있던데 그 가격에도 매수 가능하냐고 여쭤봤다. 사장님은 그 가격은 약간 미끼(?) 같은 것이라고 하셨다. 그 가격은 힘들지만 최저가로 소개해 줄 수 있다고 하셨다.

이쯤에서 할 말도 떨어지고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사장님이 대뜸 내게 아직 미혼(!)으로 보이는데 현금 부자라며 대단하다고 하셨다. 요즘 15억 이상 대출이 안 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현금 부자라고 콕 찝어 말씀하시니 더욱 당황스러웠다. 겨드랑이에서 홍수가 났다. 친구는 몇 동에 사냐고 물으셨다. 대충 1단지에 산다고 얼버무렸다. 사장님의 질문은 계속 이어졌다. 지금은 어디 사냐고 물으시는데 머릿속이 하얘졌다. 솔직하게 용인 단독주택에 살고 있는데 요즘 아파트에 관심이 생겨서 여기저기 보고 있다고 대답했다. 사장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한 것 같았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중에 연락드릴 테니 명함을 달라고 얘기했다. 사장님은 명함을 건네시며 내 연락처도 달라고 하셨다. 정말 매수 의사가 있는 사람으로 보였던 것일까? 그나마 결혼식 온다고 재킷이라도 걸치고 온 것이 좀 먹혔나 보다. 재차 나중에 연락드리겠다고 말씀드리고 부동산 밖으로 나왔다. 사장님, 머지않은 미래에 '진짜' 매수하러 꼭 다시 오겠습니다.

그냥 가기 아쉬워서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롯데캐슬클래식 단지 옆에 서초초등학교와 서일중학교가 붙어있다. 사진은 서일중학교다. 학교를 왼쪽에 끼고 계속 걸으면 명달공원으로 향하는 산책로가 이어진다.

다음을 기약하며 공원까지 가지 않고 발길을 돌려 롯데캐슬단지 안으로 들어갔다.

벤치에 앉아 집에서 가져온 두유를 꺼내 마시며 임장 일정을 마무리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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