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2021-04-16) 신문 리뷰에서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관련 기사를 다뤘다. 해당 기사에서 2지구 한강한신아파트의 최고가 거래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다녀온 임장은 대부분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동선까지 그려 넣은 지도를 출력해서 다녀왔다. 이번 임장은 한강변으로 소풍 가는 기분으로 가볍게 다녀왔다.
용인 집에서 광역버스를 타고 강남역에서 내린 뒤, 다시 2호선을 타고 성수역으로 향했다. 전철이 잠실철교 위를 달린다. 창 너머로 올림픽대교와 광진구 구의동 현대프라임아파트가 보인다. 이 아파트는 1997년이 준공됐으며 15개동 1,592세대로 구성단 대단지다. 분양면적 기준 24평부터 66평까지 다양한 평형의 세대가 골고루 모여있다. 세대 수가 가장 많은 31평 기준으로 실거래가와 매물가 모두 16억 초중반대에 형성돼 있다.
2호선 성수역 3번출구로 나와 오늘의 유일한 목적지인 한강한신휴플러스아파트를 향해 걸었다. 가는 길에 뚝도시장을 지나쳤는데 재래시장이 있으면 재개발 진행이 늦어진다고 한다. 성수 2지구가 나머지 1,3,4지구보다 사업 진행이 느린 이유 중 하나다.
동선이 이보다 간단할 수 없다. 성수동 카페거리에는 작은 공장들과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한 특이한 카페들이 공존하고 있었다. 분명 처음 온 곳인데도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잠시 생각해보니 '골목의 전쟁'이라는 책에서 이 지도를 본 기억이 났다. 책을 다 읽고 리뷰까지 썼는데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2021.01.10 - [책/리뷰] - [책 리뷰] 골목의 전쟁 - 김영준
이 책에서 저자는 성수동 3번출구 상권은 근처 서울숲 상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고 이야기한다. 직접 걸어보니 그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이름은 카페거리지만 공장지대와 빌라촌 사이에 카페들이 드문드문 자리 잡고 있어 이질감이 느껴졌다.
성수동 카페거리를 지나 계속 걸었다. 거리에 층수가 낮은 건물들이 이어져 있어 시골 읍내 느낌이 났다. 이 곳도 10년 후 다시 찾아오면 천지개벽에 가까울 정도로 변해 있을 것이다.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한강한신아파트에 도착했다. 2000년에 준공됐으며 2개 동에 202세대가 거주하는 작은 단지다. 분양면적 기준 23평(전용 59㎡)과 33평(전용 84㎡) 두 개 평형으로 구성돼 있다. 신문에 나온 대로 전용면적 84㎡가 지난 1월 말에 신고가인 20억 3천만원에 거래된 후 현재 매물이 없다.
단지 내부를 둘러봤는데 재개발·재건축을 앞둔 아파트답지 않게 관리가 잘 돼 있었다. 주차장은 지상과 지하에 있는데 일요일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빈자리가 많은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아쉽게도 복도 창이 북쪽으로만 나 있어서 한강뷰는 확인하지 못했다. 나중에 부동산에 물건을 예약하고 한번 보러 와야겠다. 대략 10년 후에는 이 북쪽 뷰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네이버 부동산에는 단지 입구에서 한강공원까지 도보 2분이라고 쓰여있는데 직접 걸어보니 1분 이내다.
단지 건너편 있는 한신아파트나들목으로 들어가면 바로 한강공원이 나타난다. 예전에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처음 갔을 때 어두운 통로를 지나 갑작스럽게 시야가 확 트이는 경험을 했다. 그때와 비슷하게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그냥 한강뷰가 아니라 한강을 지척에 둔 성수 전략정비구역에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 가격은 끝없이 치솟을 것이다.
임장과 상관없는 작은 해프닝도 있었다. 나들목을 빠져나오자마 두 커플이 내 쪽으로 걸어오더니 한 분이 내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흔쾌히 승낙하고 일행이 포즈를 취하는 모습을 봤는데 네 명이 서로 멀찌감치 떨어져서 서는 것이었다. 당연히 커플로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사진을 찍자마자 네 명은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바로 러닝을 시작했다. 아마 러닝 동호회 모임인 듯했다. 걸으며 주위를 둘러보니 이런 무리들이 많이 보였다. 요즘 서울 젊은이들이 주말을 보내는 방법일까? 이렇게 여유로워 보이는 젊은 1인 가구들이 늘어나는 것이 집값 상승의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봤다.
나들목 통로를 빠져나오면 왼쪽으로 영동대교와 저 멀리 롯데타워가 보인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성수대교가 보이고 그 뒤로 압구정현대아파트, 남산타워까지 보인다. 마침 미세먼지도 거의 없고 날씨가 너무 좋아서 정말 임장이 아니라 여행을 온 기분이었다. 한강한신아파트 거실에서 내려다 보이는 뷰도 이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다.
나도 마치 인근 주민인 것처럼 자전거 행렬과 조깅하는 사람들을 따라 서울숲 방향으로 걸었다. 서울숲으로 넘어가는 육교에서 걸어온 길을 바라보며 오늘 임장의 마지막 사진을 찍었다. 왼쪽 높은 건물이 운 좋게 35층 규제를 피한, 그 유명한 서울숲트라마제다. 총 4개 동이 각각 사각형의 꼭짓점 위치에 서 있는데 사진에는 한 동만 보인다. 이것으로 준비 없이 갑자기 다녀온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 한강한신아파트 임장 후기를 마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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